전체 글14 7. 저주토끼(정보라, 아작)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라 하여 도서관에서 좀 빌려보려 했더니만 항상 대출중이었던 《저주토끼》. 그렇게 몇 번 허탕을 친 뒤 잊고 지내다가 해가 넘어가고 나서야 읽게 되었다. 동명의 단편 〈저주 토끼〉를 필두로 한 정보라 작가의 소설집이고, 총 10개의 단편이 실려있다. 전반적으로 쓸쓸하고 메마른 분위기의 글이기도 하고, 몇몇 단편은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곱씹어 보느라 한 번에 뚝딱 읽진 못하고 여러 번 나누어 읽었다. 1. 〈저주 토끼〉 "저주에 쓰이는 물건일수록 예쁘게 만들어야 하는 법이다." 할아버지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소설의 첫 문장이다. 아주 강렬한 첫 문장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저주 용품인 토끼 모양의 전등은 아주 귀여운 모양새를 하고 있다. 하얀 .. 2023. 4. 30. 6. 위저드 베이커리(구병모, 창비) 위저드 베이커리. 이름만 들어도 신기한 빵들이 즐비할 것 같은 그 곳의 주인장은 진짜 마법사다. 파는 빵들도 당연히 평범하지 않다. 각양각색의 특제 비밀 엑기스가 들어간 빵들은 제각기의 효과를 지니고 있어서 섭취 시 주의해야 한다. 제빵실의 오븐 문 너머로는(보통 사람들은 평범한 오븐 벽에 가로막히겠지만) 펄펄 끓는 무쇠솥과 마법진, 그리고 고서가 가득한 비밀스런 공간이 존재한다. 말투부터 행동까지 다정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만 그렇다고 매정하진 않은 마법사와, 밤이면 본래 모습인 파랑새로 돌아가는 명랑한 점원. 무정한 세상에 쫓겨 빵집으로 도망쳐 들어온 소년 앞에 펼쳐진 환상과도 같은 새로운 세상. 위저드 베이커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소설 속 '나'는 외로운 소년이다. 말을 더듬는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2023. 1. 15. 조선왕가의 디저트를 직접 체험해보자: 경복궁 생과방 후기 올봄, 인터넷에 올라온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 카페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한옥 카페인가? 싶었는데 경복궁 안에 자리한 공간이라는 걸 알고 어찌나 가보고 싶던지. 이름은 생과방. 검색해보니 그냥 갈 수는 없고 예매를 해야 갈 수 있대서 다음 예매가 열리기까지 오매불망 기다렸다. 결과는 티켓팅 대성공. 볕 좋던 9월 말에 다녀온 생과방 감상문을 적어 보겠다. 생과방이란? 경복궁 소주방 전각에 위치한 '생과방'은 궁중의 육처소(六處所) 가운데 하나이며, '국왕과 왕비'의 후식과 별식을 준비하던 곳으로 '생물방'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실제로 경복궁 안에 위치한 생과방은 말 그대로 옛 조선 왕가의 디저트를 준비하던 장소였다고 한다. 조선왕조실록의 내용을 토대로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오늘날에도 즐길.. 2022. 10. 15. [26th BIFAN]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후기 오랜만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다녀왔다! 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Buche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공식 홈페이지 www.bifan.kr 한두 편이라도 매년 가서 보는 영화제였는데 작년, 재작년은 코로나로 방문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올해는 작정하고 시간표를 짰다. 처음의 패기에 비해 많은 편수는 보지 못했다만.. 오랜만에 혼자, 또 같이 쏘다니며 영화제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시간이 흘러 벌써 8월 중순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흥겨웠던 7월의 추억을 되짚어본다. 1.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름이 참 길다. 말 그대로 세계 각지의 판타스틱한 장르 영화들을 주로 상영하는 영화.. 2022. 8. 12. 이전 1 2 3 4 다음